월간 지앤선

글 이정현


김지영 실장님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쾌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지앤선의 어머니, 언니, 여동생 같은 '외계인 나라의 김실장' 김지영 기획 실장님을 만났다. "나는 천사일수도 있고 악마일수도 있다. 니가 누구냐에 따라서..." 라는 페이스북 소개 문구처럼 강렬한 실장님의 통통 튀는 매력을 함께 느껴보자. 준비 중인 지앤선의 신간 엿보기는 덤!








JH :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영 : 김지영입니다. 지앤선 출판사에서 기획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최대한 간단히 소개해봤습니다.


JH : 하하! 언제부터 IT분야에 관심을 갖게되셨나요? 계기가 무엇인가요?

지영 : 솔직히 IT분야에 대한 관심은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IT라는 걸 막연하게 컴퓨터, 휴대폰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입사하고 관심(?)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나 싶네요. 그때는 그저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도는 알아야겠다 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JH : 오랜 기간 관심을 갖고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 기술이나 분야가 어떤 것인가요  분야에 호감이 갔나요?

지영 : 기술이란건 어떤 걸 말하는거죠? 기술이라고 하면 일반인 입장에서는 뭔가 만드는 것 혹은 악기를 다루는 등의 하드웨어와 관련된 것들이 떠오르는데 ㅎㅎㅎ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합니다. 모국어가 아니다보니 잠깐만 멀리해도 문장 하나 떠올리는 시간이 차이가나더라고요~ 아무리 유학을 했어도. 


JH : 언어능력도 삶을 좀 더 윤택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죠~ 그런데 저는 IT분야에 관심을 둔 이후에 중점을 두고 공부를 했거나 관심을 많이 가졌던 기술이 있었는가? 가 궁금했어요. ㅎㅎ 질문이 조금 부족 했네요. 얼마 전에 머신러닝 스터디도 하시고, 그 전에는 자바스크립트였나요? 개발 공부를 하셨던 것 같은데... 맞죠? ^^ 몇 가지 관심을 두었던 분야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기술이 무엇이었는지, 왜 개발 공부를 하셨는지 궁금해요.

지영 : 사실 프로그래머를 위한 서적을 만들고는 있지만, 프로그래밍을 너무 몰라서 더 좋은 도서를 기획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배우고 있는 중이지만... 물론 어느 정도 도움은 되곘지만 내가 기대한만큼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단지 프로그래밍을 배우다보니 '프로그래머처럼 생각하기'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computational thinking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아마도 지금 제가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computational thinking을 익히고 결국 프로그래머처럼 생각하는 것을 배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 듯해요.


JH : 최근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요?

지영 : 매번 관심 분야가 달라지는데 최근에는 먹고 마시는 것과 IT의 융합이랄까? 조화랄까... 그런거에 관심이 많아요. 일단 내가 먹는 걸 좋아하고 주위에 프로그래머들이 많다보니 어떻게 하면 함께 재미있는 걸 해볼 수 있을까 여러 가지로 뒤져보고 있는 중이에요.



JH : 장래희망을 정한 상태에서 전공을 선택 하셨나요? 아니면 전공 공부 이후에 직업이나 꿈을 찾게 되셨나요?

지영 : 아... 이거 말하면 너무 생각없이 살았던 애처럼 보일 것 같은데, 초등학교 이후로 장래희망은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도 사실 원서 내고 합격 통보를 받은 학교 중에서 제일 유명한(?) 학교에 갔어요. 물론 그 학교가 뉴욕에 있다는 것도 선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 했지만요. 학교 다니면서도 꿈이란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내 꿈은 언제나 훨씬 현실적이었어요. 현실에 굉장히 만족하고 그 안에서 꿈꾸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스스로 만족감이 굉장히 높아요.


JH : 경제학을 전공하셨는데, 학창시절 전공이 적성에 잘 맞으셨나요?

지영 : 아니요~ 아까도 말했지만 학교를 선택한 후에 그 중에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학과를 선택한거라서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적성에 맞냐 안맞냐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영어로 대학 과정을 공부한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웠고, 잘 하는 애들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다른 생각을 할 틈없이 그냥 공부했던 것 같아요.


JH : 지앤선에서 기획실장을 맡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지영 : 그 전에는 지앤선의 미디어개발부 부장이었고, 그 전에는 미디어개발부 과장, 그 전에는 사이텍미디어 편집부 과장 그 전에는 학생이었어요 ㅎㅎㅎ 사이텍미디어는 지앤선의 모회사이고 그곳이 제 첫 직장이죠.


JH : 사이텍미디어에서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지앤선으로 이어졌네요. 지앤선이 2009년도 4월에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 9년이 지나 이제 10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지금까지 지앤선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과 가장 아쉬웠던점이 있다면?

지영 : 가장 좋았던 점은... 9년동안 안 망하고 살아 남았다는 거 ㅋㅋㅋㅋㅋㅋ 농담만은 아니에요. 제일 잘한 건 프로그래머들과 소통하는 회사로 만들었다는 거고 제일 아쉬운 점은 "지앤선" 하면 딱 떠오르는 누구나 다 아는 아주 좋은 도서가 없다는 점이요. 그래도 출판사인데 훌륭한 도서를 많이 기획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지만 어찌 보면 그게 우리의 한계인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끝이 아니니 그런 책을 낼 수 있겠죠???


JH : 아주 좋은 도서. 훌륭한 도서가 어떤 도서일까요? 아래 말씀하신 독자들이 '진짜 좋은 책 내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인가요? 모호한 질문일 수 있는데요.. ^^ 김지영 기획실장, 외계인 나라의 김실장이 생각하는 좋은 도서란? 꼭 만들고 싶은 도서란? 어떤 도서인가요?

지영 :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 망설임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을 보고 내가 성장하는 데, 혹은 기술을 익히는 데 아니면 더 깊이 있게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요. 두고두고 곁에 두고 싶은... 그런 책!



JH : 지앤선의 운영 방향이랄까? 도서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영 : '이 책이 한 명에게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일까?'라는 걸 제일 먼저 생각해요. 그 다음으로는 '얼마나 팔릴까?'를 생각하죠. 지앤선도 사회사업을 하는 건 아니니까 많이 팔리는 도서를 내고 싶은 건 사실이에요. 독자들이 '진짜 좋은 책 내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은데... 이건 아직 역량이 부족한 듯하네요. 


JH : 제가 처음 지앤선을 접했을 때, "지앤선 출판사는 IT전문 출판사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도서도 IT관련 도서가 주를 이루고 있고요. 지앤선을 설립할 때, 특별히 IT도서를 주요 분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지영 : 모회사인 사이텍미디어가 이공계 쪽 대학 교재를 만들던 출판사였고, 당시 사수가 IT 전문서를 내는 자회사를 만들자고 건의해서 처음 지앤선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이공계 쪽 대학 교재 출판사에서 조금 더 분야를 확장시킬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그때 당시에는 이쪽 시장에 대한 기대치도 높고 니즈가 많았죠.


JH : 종종 글쓰기, 비즈니스 쪽의 도서도 출간 되곤 하는데, 앞으로 지앤선에서 다른 분야 책을 만날 수도 있을까요?

지영 : 네~ 준비 중에 있는데 딱 언제다 라고 말은 못하겠네요. 다른 분야도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글쓰기'도 '비즈니스'도 IT랑 다른 분야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모두 연관은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IT관련 판타지, 추리소설 등등도 내고 싶어요.


JH : 오, 소설 좋네요. 기대가 되요! ^^ 지금까지 나온 책 중에서 가장 마음이 많이 가는 책이 있다면? 이유는?

지영 : 하나하나 모두 내 자식같은 책들이라... ㅎㅎㅎㅎㅎㅎ 제일 기억에 남는 책은 '패턴지향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요. 그 책이 제가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교정을 본 책인데요. (모회사인 사이텍미디어에서 출간된 책이긴 해요) 그 책을 출간할 때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일들이 많아서 어렵게 어렵게 작업을 했어요. 그리고 굉장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던 책이기도 했고요. 역주가 많이 들어간 책인데 지앤선에서 추구하는 번역서 스타일이기도 해요. 


JH : 그럼, 제일 애를 많이 먹인 책은요? ㅎㅎ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는 것도 거짓말, 다 똑같이 아프다는 것도 거짓말이죠!

지영 : 애를 많이 먹인 책들은 결국 출간되지 못한 책들이죠. 역/저자의 문제로 혹은 내부적인 문제로, 혹은 시기적인 문제로... 기획하고 섭외하고 계약하고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지 못한 도서들이 안타깝고 생각할 때마다 속상해요~ 생각보다 그런 도서들이 많거든요. 역저자의 문제로 출간을 포기하게 된 도서는 문득 떠오를 때마다 화가 막 나기도 해요 ㅎㅎㅎ


JH : 최근 신간이 뜸 해져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발간 예정인 도서를 몇 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지영 : 6월에는 스프링 부트 관련 도서와 엔터프라이즈 데브옵스 도서가 출간될 예정이고요, 그 후로도 지금 준비 중인 도서들이 많이 있어서 6월부터는 한달에 적어도 한 권씩은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7~8월에는 지앤선에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아동서 소식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JH : 지앤선에 도전하는 저작자, 혹은 번역가들이 많은가요? 도서 출간을 위해 문의를 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문의할 때 지켜야 하는 어떤 형식이 있는지, 목차를 써서 보낸다거나...  

지영 : 많다 아니다의 기준을 어떻게 둬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앤선에 출간 문의를 하고 싶으시면 jiandson@jiandson.co.kr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되요. 가급적이면 제목 / 저역자 약력 / 전반적인 내용(5~10줄 정도) / 이 도서를 내고자 하는 이유 등을 알려주시면 좋아요. 지앤선 홈페이지에서도 저역자 등록이 가능해요. 




JH :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인가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술 서적일반 서적 관계 없이요.

지영 : 아하하하하~ 이건 꽤나 오랜만에 받다보는 질문이네요. 천만 년 전에 받았던 것 같은... [모모]라는 책을 어릴 때 읽고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처음 읽었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꼬마 아이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었는데, 대학교 때 그리고 사회인이 되서 다시 읽어보니 새로운 걸 또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지금 읽으면 또 새로운 걸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에 대해서, 그 후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그 후에는 일에 대한 즐거움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책이었습니다.

JH :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데, 특히 무료 IT강의 등을 지원하거나 10-20대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친구들과의 멘토링 등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활동에 대해 조금 소개해 주세요.

지영 : 사실 제가 주최했던 활동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주위에 워낙 좋은 분들이 많다보니 도움을 요청하시면 아주 큰 문제가 없는 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고 있어요. 예전에 지앤선 주최로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을 위한 기술 세미나를 속기사분들을 모시고 진행한 적도 있었고, 또 청음회관에서 요청한 강의를 기획해드린 적도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많은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래머들과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함께 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서 앞으로는 [월간지앤선]을 통해서 미리 알려드리고 소식도 전해드리고 할 예정입니다.


JH :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 좋겠어요. 한 때, 모임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람들과 많이 만나셨는데요. 요새는 모임이 많이 뜸해진 것 같아요. 이유가 있나요?

지영 : ㅋㅋㅋㅋㅋ 여왕벌이라고 불릴 때도 있었죠~ 프로그래머(개발자)들이 좋았어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했을 때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그 모습도 좋았고, 기술에 대한 애정을 가진 조금은 순진한 모습이 좋았어요. 그래서 자주 만나고 싶었고 만남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싶었었죠. 어디나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고, 또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하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본인들도 서비스나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면서 다른 사람의 서비스나 컨텐츠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고, 앉아서 투덜거리는 만큼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죠. 몇날 며칠 집에도 못 가고 밤새도록 코딩을 하면서 업계의 구조를 비판하고 사회를 욕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불법 다운로드 하는 모습이라니... 그래서 번개와 같은 형식의 모임은 많이 줄이게 되었어요. 더이상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랄까??? 그래도 여전히 그들이 좋아서 몇 개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도 12월에 열리는 지앤선 연말 모임에는 항상 주위 개발자들을 모두 초대하고 있어요. 또 연말 모임을 통해서 새로운 분들도 만나면서 다시 또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하고 ㅎㅎㅎ 어느새 지앤선 연말모임이 8년차가 되었어요~ 


JH : 지앤선 연말 모임은 꾸준히 오시는 분들도 꽤 많으시고, 뭔가 엄청 끈끈한 느낌이 들어요. 올 해 연말 모임에는 또 얼마나 맛있는 것을 먹을지 ㅎㅎ '여왕벌' 이미지 때문인지 겉에서 보기에 매우 외향적인 성향으로 보여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원래 성격은 어떠세요? 외향적인 편이세요? 아님 내향적인 편이세요?

지영 : 원래 성격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생각하는 개인주의자! 싫은 거 좋은 거 모두 티내고 눈치가 좀 없는 편이죠.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사람이었으나 일하면서 좀 바뀌긴 했어요. 떠오르는 대로 지껄여서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외향적이지만 혼자있는 시간도 엄청 좋아해요. 


JH :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지영 : 친한 사람들과 깔깔거리며 술 마시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거 같아요. 하루 종일 일이 많았던 날은 모든 일을 다 끝내고 침대에 딱 누워서 머리가 베개에 닿는 그 시간 ㅎㅎㅎ


JH : 취미가 무엇인가요? 혼자 있을 땐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지영 : 혼자있을 때 주로 공상을 합니다. '제 취미는 공상이에요'라고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지만... 읽었던 책에 대해서도 현실과 접목시켜서 공상을 하고, 새롭게 출간해보고 싶은 분야나 책에 대해서도 상상을 하고, 또 이런 저런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혼자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고 해야 하나 ㅎㅎㅎ 물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페이스북도 하고 영화도 보지만 제 취미는 공상이 맞는거 같아요~


JH : 공상을 좋아신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시는 것이군요! 공상은 마음속으로 혼자 하는 것이라 신나게 날개를 펼 수 있는 것이겠지만~ 말 나온 김에, 최근에 했던 공상 중에 가장 짜릿 했던 공상! 하나 이야기 해주세요~ (무서워서 짜릿했든, 너무 근사해서 짜릿했든, 혹.. 짜릿하진 않았어도 기억에 오래남는?)

지영 : 꼭 하고 싶은 일에도 썼지만, 제가 좋아하는 개발자들이랑 같이 오아시스(레디 플레이어 원 보셨죠?)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걸 상상하곤 해요. 누구나 즐겁게 놀 수 있는 가상공간이나 게임 세계말이에요. 누구나가 될 수도 있고, 아무도 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공간! 기술을 몰라서 구체적으로 상상하진 못하지만 막 그걸 만드는 우리까지도 신나서 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짜릿해요. 그리고 이건 어쩌면 공상이라기 보다는 미래를 꿈꾸는 것에 가까운데, 햇살 좋은 이탈리아의 자그마한 집에서 기술과 음식 그리고 여행이 함께 접목된 글을 쓰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상상을 최근에 제일 많이 하고 있어요.




JH : 공상이 현실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 멘토나 롤모델이 있나요있다면 누구없다면  해결하기에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우고 계신가요?

지영 : 인생에서의 롤모델은 아버지입니다. 사업적으로도 같은 길을 길어가고 있고 아버지가 살아오신 순간순간이 멋져요. 정치적으로 안 맞아서 좀 다투기도 했지만ㅋㅋㅋ 솔직히 아버지에게 사업에 대한 의논은 잘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스스로 잘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런 것 같아요. 고민이 생기면 혼자 동굴로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무언가를 털어 놓고 의논하고 그러지를 못하는데, 고등학교 선배 중에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종종 독하지만 도움이 되는 말들을 해주는 분이 있어요. 한동안은 나도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내 인생의 멘토이자 롤모델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내가 그들의 좋은 부분을 잘 받아들여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말이죠. 어차피 누구에게 어떤 조언을 듣든지 결정은 내가 하고 책임도 내가 져야 하니까요.


JH : 훌륭한 개발자좋은 개발자란 어떤 개발자 일까요?

지영 : 나는 개발자가 아니지만, 주위에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고 또 그들을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듣다보니 훌륭한 개발자란 자기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를 비즈니스 입장에서 또 고객 입장에서 이해하고 잘 돌아가게 만드는 사람이고 좋은 개발자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소통하는 개발자인 것 같아요.


JH : 이제  시작하는 개발자나 3~5년차 개발자에게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영 : 개발자가 프로그램만 잘 만들고 코딩만 잘 한다고 개발자가 아니에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기술 외에도 기본적인 것들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사회인)에게 필요한 사항이지만. 개발자도 결국 직장인이고 사회인입니다. 내 회사를 운영할 때는 더욱 그렇지만, 월급 받고 일할 때 역시 내가 이걸 누굴 위해 왜 만들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기술서를 많이 읽고 기술 공부를 많이 하는 것만큼 다른 분야의 책들도 읽고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내 관점에서가 아니라 사용자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회문제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일한만큼 댓가를 받고 열심히 한만큼 대우를 받는 것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건강해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냥 앉아서 사회가 썩었네, 이따위 대접을 받자고 내가 이 고생을 하나 투덜거리지만 말고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 개선되도록 노력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좋겠어요.  



JH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영 : 건물을 사서 내가 아는 개발자들을 모두 모아 오아시스같은 대박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건물 살 돈이 없으니 농담처럼 컨테이너 박스 하나 사서 모두 가둬 놓겠다고 말하지만요~ 하고 싶은 일이라면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그 와중에 매년 또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겨요. 6개월 이상의 장기 계획은 잘 안 세우는 편인데 지금 현재로서는... 개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재미난 것 5개 만들어보기???


JH : 지앤선 도서의 독자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지영 : 지앤선에서 신간 소식을 몇 달 전해 드리지 못해서 걱정하신 분들도 많고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여전히 어떤 책이 정말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책인지 잘 모르겠어서 방황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 드릴테니 계속 관심 갖고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많이많이 가르쳐주세요.


JH : 인터뷰를 마친 소감이 어떠신가요? 

지영 : 인터뷰를 하면서 내 생각들을 정리하는 기분이네요. 머리 속에 뒤엉켜있던 것들이 조금 정리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JH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