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지앤선

글/사진 이정현



2017년 12월 27일. 

영하 13도의 날씨에 칼바람을 맞으며 김정님을 만나기 위해 코드스쿼드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날이 추워 바람이 들어온다며 출입구를 손보고 계신 김정님과 쭈뼛쭈뼛 인사를 나누고 잠깐 기다리라는 이야기에 쇼파에 앉아 오래된 블로그를 염탐했다. 인터뷰 사전 조사를 위해 페이스북에 걸려 있는 블로그 링크를 눌러 보고는, 아무런 응답 없는 페이지를 멍하니 바라보다 블로그 링크가 깨졌다고 이야기를 전했었다. 부끄러우셨는지 인터뷰 당일 오전에 슬쩍 과거에 운영하시던 링크를 투척. 바로  링크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글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블로그를 염탐 하며 인터뷰를 준비하다 곧 회의실로 이동했다. 





JH :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정 님 : 저는 지금 코드스쿼드에서 모바일 마스터와 대표를 맡고 있는 김 정입니다. 회사 일은 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고, 개발자 출신으로서 후배 양성을 하고 있지요. 대외 활동은 Mac/iOS 개발자 커뮤니티 OSXDEV 커뮤니티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 외에 여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JH : 대학교에서 전자 및 정보공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어릴 때부터 개발 쪽에 관심이 있어서 전공을 선택하시고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신 것인가요?

김정 님 : 어릴 때 꿈은 막연한 과학자였는데. 프로그래밍을 배운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거든요? 86년. 그 당시에는 좀 붐이기도 했고, 80년대 중/후반이 8bit 클론 컴퓨터가 많이 생기던 시절이었어요. 맨날 오락실만 다니다가 (ㅎㅎ) 오락실을 그만 다니라는 협박에 "그럼 컴퓨터 학원에 보내달라."라고 해서 다니게 되었죠. 학원에서 처음 배운게 애플 컴퓨터 클론 머신으로 Basic 코딩을 하는 것이었어요. 컴퓨터를 켜면 처음 뜨는 프로그램이 Basic 화면이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켜서 코드를 넣어서 실행 시키는 그런 거죠.
대학교 전공은 전자공학이랑 정보공학이 합쳐져 있는 학과였는데, 통신 장비를 만든다거나 회로를 설계한다거나, 소프트웨어 연구 쪽도 있고 당시에 학부로 들어가서 과정이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었어요. 전자공학 베이스여도 수업은 소프트웨어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로 이론, 통신 이론 등 이론 과목 수학 과목도 있지만 실제로 만들고 시뮬레이션 하는 과목들은 소프트웨어로 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학교 다니면서 로우 레벨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JH : 브리지텍이라는 회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셨네요. 어떤 일을 주로 하셨나요?

정 님 : 98년에 병역특례로 들어가서 3년? 3년 반 정도 일을 했어요. 재학중에 다닌 것이었고 2002년에 복학했어요. 나중에 졸업하고 나서 브리지텍에 다시 들어갔죠. 

JH : 아, 그래서 브리지텍 경력이 두 가지로 나눠져 있었던 것이군요.

정 님 : 네.

JH : 병역 특례로 계시던 동안에도 실질적인 업무를 많이 받으셨나요? 

정 님 : 네, 연구소에 신기술 개발 팀 쪽, 그러니까 브리지텍에서 R&D로 먼저 기술을 개발 해서 개발팀에 넘겨주고 하는 팀에 우연히 계속 있게 되었어요. 윈도우 기반에 C++, Delphi(마이크로소프트 응용 프로그램을 위한 통합 개발 환경)로 개발할 때도 있었고, 윈도우나 리눅스 등 멀티플랫폼에서 동작하도록 라이브러리를 구현하는 것 등을 했어요. 예를 들면 멀티플랫폼에서 SIP(인터넷 전화에서 사용하는 세션 연결 프로토콜)을 제어하는 것 같은 프로토콜을 구현한 거예요.




JH : 그리고는 창업을 하셨죠? 제가 조사를 하면서 조금 오해한 부분이 있었네요. 저는 직장 생활 3-4년 만에 바로 창업을 하신 것으로 생각을 했었거든요. ^^;; 1998년부터 2010년까지면 꽤 오랜 기간 다닌 회사인데 퇴사를 결심하셨네요. 창업을 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정 님 : 브리지텍에서의 경력이 조금.. 뭔가 더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당시가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기였어요. 2000년대 후반이 그런 상황이었죠. 이 전까지 저는 백엔드, 통신 모듈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모바일로 전환하고 싶었어요. 브리지텍에서 시도를 했었는데 제가 주도할 상황은 아니었고, 그래서 새로운 모바일 개발 회사를 창업했어요. 

JH : 아, 모바일로 전환하고 싶은 계기가 있었던 것이군요.

김정 님 : 네, 2010년 창업할 때 바로 창업을 한 것이 아니고 1년 정도 준비를 했었어요. 그리고 당시에 비공식적으로 제가 Apple에 일자리를 try하고 있었는데 그 인터뷰가 6개월 정도 진행이 되었거든요. 그 때, 잡스가 세상을 떠났고 그 이후에 조직 개편이 되고 뭔가 일이 애매하게 꼬였어요. 영어 인터뷰를 못해서 그런가? 하하. 처음 해보는 영어 인터뷰였는데.. 특이한 경험이었어요.

JH : 조직 개편 같은 것은 밖에서는 잘 모를텐데, 잡스 사망으로 인한 내부 사정을 많이 실감하셨겠어요. (지금 보니, 영어 인터뷰 어떠셨는지 물어볼껄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김정 님 : 네. 그래서 2011년 연말까지 채용 프로세스가 늘어지고 그래서 당시 경력이 비었을꺼예요. 그 사이에 책을 쓰고 했어요. 번역서 첫 책은 2010년도에 <아이폰 해킹> 책이 나왔고, 2011년에 <XCODE 4> 책이 나오고. 그랬죠. 이 때부터 1년에 한 권씩 책을 쓰는 것이 목표였어요.

JH : 그럼 쭉 계획을 지키셨어요:?

김정 님 : 다섯 번 까지는 지켰죠? 제작년에 안나오고 작년에 나왔나, 한 해를 건너띄었나 그럴텐데.




JH : 이왕 책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럼 지앤선에서 나온 책 이야기를 해볼까요.

김정 님 : 지앤선에서 책이 2권이 나왔죠. 제 이름으로 나간 게 세현씨랑 같이 한 <iOS와 안드로이드를 위한 HTML5> 책이고, 커뮤니티 이름으로 나간 게 하나 더 있어요. OSXDEV 이름으로 번역해서 나간 게 하나 있어요.

JH : 이 책이 나온지 시간이 좀 흘렀는데, 당시에도 iOS 쪽이나 모바일 쪽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시고 하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신건가요?

김정 님 : 네, 그렇죠. 모바일 쪽에 필요한 분야이긴 한데, 저서를 쓰는 것 보다는 덜 부담스러웠어요. 사실은 저서를 쓰고 싶었는데 집중하는 시간이 번역 책이 훨씬 덜해서,, 차선책이었어요. 

JH : 같이 번역하신 분이 제자분이셨나요?

김정 님 : 아니요, 같이 OSXDEV 운영진이었어요. 

JH : 그럼, HTML5로 진행하신 프로젝트가 있나요?

김정 님 : 제 프로젝트는 없고요, 저는 주로 네이티브를 많이 했죠. HTML5 보다.

JH : 책 번역하신지 꽤 되었는데, 그 이후에 HTML5 쪽으로 강의를 하시는 경우도 있나요?

김정 님 : HTML5 쪽은 제가 하지는 않고, 코드스쿼드에서는 다른 분이 하고 계세요. 

JH : 그 책 후반부에 있는 예제 중에 채팅 예제가 ajax를 활용한 예제로 구성이 되어 있던데 저는 웹소켓이 다뤄지지 않아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원서에 빠져 있어서 그런 것이죠?

김정 님 : 네. 그 책이 좀 예전 책이기도 하고, HTML5 표준이 정해지기 전에 나온 거라서 빠진 내용이 조금 있어요. 대신 표준이 없기 때문에 브라우저 별 특성을 나눠서 보여주는 사례가 있어서 좋았어요. 

JH :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 고려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김정 님 : 글쎄... 사실 웹 쪽은 네이티브 보다 브라우저라던가 이런 환경적인 것을 많이 타서..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TIP으로 보면 좋은데, 그 사례들이 좀 오래된 사례라서 지금 보면 도움이 안될 수도 있어요. 지금 이 책을 본다면 기술이 어떻게 바뀌어 왔고 표준화 되기 전에 어떤 식의 흐름이 있었고 이런 것을 중심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이건 HTML5만의 문제는 아니고 Javascript 나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겠죠. 그 책에서 다루는 Web View 예제도 지금은 더 많이 발전 되었고요. 




JH : 그러면 다시 옛날 이야기로 돌아가서, 오로라플라넷에서 하시던 주요 서비스가 어떤 것이었나요?

김정 님 : 솔직히 얘기하면 저희가 준비하던 서비스는 런칭하지 못했어요. 대신 저희가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일 중에 하나가 있는데, 미즈메디 병원의 앱을 개발하는 일이 있었어요. 마이엔젤이라는 서비스였어요.

JH : 어떤 서비스였나요?

김정 님 : 산모들을 위한 정보 서비스예요. 산모 일기도 쓰고, 육아 일기도 쓰고 하는. 모바일에서 일기를 쓰면 iOS랑 Android를 동기화 시켜주고, 백엔드 제공해 주고. 나중에는 웹에서도 볼 수 있고 그런 서비스를 런칭을 했었죠.

JH : 웹앱 형태가 아니고 네이티브로 개발하셨나요?

김정 님 : 네, 다 네이티브였어요. 

JH : 그럼 나중에 웹으로 접근할 수 있게 따로 개발을 하셨겠네요.

김정 님 : 네. 웹페이지가 있었는데 그 건 저희가 직접 하지 않고 따로 에이전시가 했어요. 서버 개발이랑 네이티브 앱 개발을 저희가 했었어요. iOS와 Android 를 순차적으로 개발을 했고, 백엔드는 Django 를 썼어요.


2013년도가 개인적으로 최악의 해 중 하나인데, 사무실에 불이 났었어요. 그래서 사내에서 서버로 운영했던 장비가 타서 복구를 못했어요.

JH : 그래서 기존에 준비하시던 서비스를 런칭을 못하게 된건가요?

김정 님 : 네, 그게 영향이 제일 컸죠. 사실 불은 그렇게 크게 난게 아니었는데, 사무실에 불이 조금 나면 그 사무실 안에 있던 집기를 거의 다 사용하지 못하더라고요. 저희는 보험이 없어서 건물주 보험으로 복구한 부분을 손해 배상 해 주고 하면서 하려던 일을 못하고 2013년이 다 날아갔죠.

JH : 엄청 고생하셨겠어요.

김정 님 : 작은 회사에 불이 나니까 회복이 잘 안되더라고요. 구성원이 몇 명 안되서 쉽게 깨졌을 수도 있는데, 한 번 힘든 일이 있고 나니까.. 회복이 잘 안되더라고요.

JH : 오로라플래닛에서 준비하던 서비스는 개발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김정 님 : 한, 1년 정도? 시작한지 1년 정도 만에 불이 났어요. 

JH : 개발팀 규모가 어느정도 였어요?

김정 님 :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4명? 잠깐씩 참여하신 분들까지 포함해서 5명.

JH : 모두 개발자였나요?

김정 님 : 꼭 그렇진 않았어요. 처음에는 두명이서 개발을 시작했고요.

JH : 오로라플래닛은 불 나고 나서 정리를 하신 건가요?

김정 님 : 법인이 없어진 것은 꽤 이후이고요, 미즈메디 병원 프로젝트가 실제로 끝난 것은 2015년도에 끝났어요. 

JH : 프로젝트가 4~5년 정도 진행이 되었네요. 

김정 님 : 네, 중간에 2014년도에는 일이 아예 없었고, 2015년에 마지막에 웹 사이트 개발 하는 것이 계약에 있었는데 마무리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제가 마무리 하는 조건으로 다른 회사에 남은 일을 넘겨줬어요. 잔금 처리 하고 법적으로나 세무적으로 처리할 것이 남아 있어서 처리하고 법인 폐업을 했죠. 문 닫는 것이 좀 쉽지는 않았어요. 

JH : 아이고. 문 닫는 것도 쉽지 않네요. 그럼 2015년에 오로라플래닛을 정리하시면서 레진엔터테인먼트로 이직을 하신 건가요?

김정 님 : 아, 2013년부터 제가 NEXT 교수를 하고 있었고, 시간 교수였는데 모바일 쪽은 겸직 상태가 아니었거든요. 처음에는 양쪽 일을 다 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NEXT로 넘어갔죠. 2013년도부터 직원들은 한명씩 다른 쪽으로 이직을 하고 있었고, 제가 2014년도에 NEXT에 완전히 합류한거죠.

JH : 아 그럼, NEXT 교수를 겸직으로 하시면서 오로라플래닛에 미즈메디병원 앱 프로젝트의 웹사이트 개발 작업을 마무리하신거네요. 개발 작업 마무리 되면서 완전히 NEXT에 몸담게 되신 거고요.

김정 님 : 네, 제가 완전히 투입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웹사이트 쪽은 다른 회사를 소개시켜 주고 그렇게 되었어요.




JH : 그럼 주로 iOS 개발을 하셨던거죠?

김정 님 : 네, 그렇죠. iOS, Android 다 개발 했어요.

JH : 교수님이실 때도 그 쪽을 가르치셨나요?

김정 님 : 네, iOS랑 모바일 쪽을 가르쳤어요.

JH : 변함 없이 항상 한 길을 걸어오셨네요. 전문가가 되는 과정으로 보여요. iOS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이렇게 쭉 한 길을 갈만큼 끌리게 된 계기가.

김정 님 : 처음에 배운 게 애플 컴퓨터였다고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약간의 동경이 있었어요. 중간에 다른 것들을 배우다 보니까, 처음에 배웠던 애플 컴퓨터 하고, 90년대 초반 쯤에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고나서 NeXT 회사를 창업했을 때, 제일 갖고 싶은 컴퓨터가 NeXT였거든요? 그게 로망이 조금씩 바뀌면서 다시 애플이 되고.. 병특 했을 때, 제가 제 돈 주고 샀던 첫 컴퓨터가 파워북이었죠. 

JH : 첫 장비가 파워북이네요.

김정 님 : 네, 첫 개발 장비가, 제 돈 주고 산 게 파워북이죠. 그러면서 제가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어요. 물론 중간 중간 다른 컴퓨터들은 학교나 다른 곳에서 써 본적은 있지만, 제가 제 컴퓨터를 산 것은 처음이라서 좋았어요.

JH : 많이 뿌듯하셨겠어요. 처음 자신의 힘으로 개발장비를 마련했을 때. 그럼, 기술적인 매력보다는 어릴적 동경이 iOS를 개발에 큰 영향을 준 것이네요.

김정 님 : 그렇기도 했고요. 2000년도에 제가 이 컴퓨터를 사야겠다 라고 결심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파워북에 들어가는 OS가 OSX이었는데, OSX이 처음 나오는 시점이었거든요. 지금 쓰는 OSX들이 유닉스 기반으로 처음 나오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 아키텍처를 쓸 수 있겠구나 싶었죠. 제가 주로 하는 일이 여러 플랫폼에서 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잖아요? 유닉스 환경에서 작업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조건이 맞았었죠. 하드웨어에 대한 동경이기도 했지만, OSX에서 개발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어요.




JH : OSX 기반에서 개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나요? 아, 내가 진짜 OSX을 공부하길 잘했지! OSX 진짜 좋아, 너무 재밌어 뭐 이런?

김정 님 : 글쎄요,, 되게 불편한 기억 밖에 없는데? ㅎㅎㅎ

JH : ㅎㅎㅎ 저는, 막 뭔가 문제가 발생해서 막히다가 그게 해결이 딱! 되면 기분이 되게 좋던데. 그럼, 어떤 부분이 불편하셨나요?

김정 님 : 아, OSX이. 처음에는 나왔을 때는, 되게 실험적이고 애플도 새로 만든 OS다 보니까 불편한게 너무 많았어요. 터미널이 됐는데, 터미널에 들어가도 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진짜 기본적인 것만 되고 유니코드도 안되고, 한글 입력도 안되고. 한글 코드도 없고. 그래서 2001년 2002년도에 OSXDEV에서 우리가 한 게 이런거였어요. 터미널에서 한글 입력 되게 하기 이런거요.

JH : 2000년도 초반에는 한글을 지원하는 작업들을 주로 하셨군요. 그런거 재밌던데. 전 예전에 테스트코드를 한글화 하자 이런 것 추진하시는 분들 봤는데. unit test 돌릴 때, 메소드명이나 변수명 이런걸 다 한글로 하고 그런 걸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한글로 작업을 하니까 눈에 잘 들어오고 이해도 빠르고 해서 테스트 코드에서 쓰기엔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 테스트 코드를 다른데 보여줄 수가 없다고. 부끄럽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어쨌든 한글화 프로젝트 재밌는 것 같아요.

김정 님 : 아니 왜요, 좋을 것 같은데. ㅎㅎ 항상 애플이 친절한 회사가 아니었거든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그렇고. 불편한게 많았는데, 그런 불편한 것을 해결하는 재미가 있었죠. 저는 좋았던 것이 나중에는 UNIX Certification을 봤는데, POSIX 기반에 API 들이 되게 잘 되어 있어서 제가 MAC에서 작업을 한 것을 다른 유닉스나 리눅스나 윈도우에 포팅하는 작업들이 수훨한 편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리눅스를 설치하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았죠.

JH : 다른 플랫폼으로 포팅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으셨나요?

김정 님 : 처음에는 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었어요. 다 POSIX API를 차용을 했고요. 어렵지는 않았어요. 많이 로우 레벨이긴 했지만. 그러니까 C API를 다 래핑하는 수준이죠. 그런 것을 했었어요. 애플의 CoreFoundation 이라는 C API가 있거든요? 그거랑 Foundation 이라는 Objective-C 프레임워크가 있는데, 얘네들은 화면이랑 상관 없이 네트워크, 파일, IO, URL 진짜 Foundation 레벨에서 써야 하는 프레임워크들이 OS에 독립적으로 쓸 수 있게 구현되어 있는 거거든요? 그 아키텍쳐들을 가져다가 C++로, 회사에서 쓰는 공용 라이브러리로 만들고 그거 기반으로 프로토콜 스택 만들고 그런 작업들을 했었죠. 지금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ㅎㅎ






JH : NEXT 에서 교수님으로 계셨을 때랑, 코드스쿼드에서의 모습이랑 보면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교육 사업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김정 님 : 네, 이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NEXT 에서 교수들을 뽑을 때 어려웠던 것 중에 하나가,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사람을 뽑는 축도 있었지만,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할 때 많은 것을 가르칠 것이냐, 가르치고 끝날 것이냐 이런 것 보다 커뮤니티 처럼 계속 이끌어 주는 롤모델이 되어 주고, 그 커뮤니티를 계속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 교수 인재상을 원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고 교수로 뽑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NEXT는 그런 분들이 보여 있었던 곳이예요.


그 안에서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교육 철학, 다양한 방식을 기반으로 교육 실험을 하는 것들을 했었죠. 예를 들면,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두 가지를 같이 배우게 한다던가. 어떨 때는 모바일까지 같이 배우면 어떨까 해서 커리큘럼을 수정하고 했죠. 이런 것들을 과목을 열 때마다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누가 먼저 할 것인지, 프론트엔드를 먼저 할 것인지, 백엔드를 나중에 할 것인지 설계를 다 했어요. 만든 것을 백엔드에서 배포 해 보고 프로젝트를 합쳐서 사이클을 돌려 본다거나 하는 실험들을 NEXT 안에서 많이 했었거든요. 어떤 것이 효과가 좋았고 나빴고 등 그 실험의 결과들을 많이 남겨두고 싶었어요. 그 때 그런 것들을 하던 것이 코드스쿼드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JH : 지금 교육을 하고 있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이 코드스쿼드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김정 님 : 코드스쿼드는 NEXT 사업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왜냐하면 NEXT는 네이버라는 큰 후원자가 있었고, 우리는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하는 것이라서 현실적인 고민들이 좀 있죠. 그런 것이랑 상관 없이 교육적인 측면만 가지고 생각을 해본다면,, NEXT는 잘할 것 같은 친구들을 더 잘하게 만드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좀 다르거든요. 그렇다고 NEXT가 학벌이나 이런 것만 본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크게 두 가지예요. 소프트웨어의 업계의 문제도 있고, 교육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교육의 문제를 먼저 본다면, 지금 교육 시스템이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향후에 우리 미래 세대들이 컸을 때에 받아야 하는 교육하고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거예요. 너무 낙후되어 있고 너무 주입식이 많고 생각하는 방법을 없애고, 정답이 없는데 자꾸 답만 찾으라고 하고. 그런 것이 결국에는 지금에는 힘든 선택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전공자다 비전공자다 이런 것을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냥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 어떤 교육이 좋은 것인지 이런 것을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문제예요. 다음 세대의 교육에 적합한 모델을 계속 실험해 보고 어떤게 좋고 나쁜지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취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전공자인데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지 않고 졸업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비전공자들은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는 것에만 집중이 되어 있어서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이런 것들이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죠. 짧게 공부해서 업계에 취업이 되어서도 문제고, 어느 정도 개발 능력이 있어서 취업이 되어도 회사에 가서 성장하지 못해서 문제고. 이런  것들이 다 업계에 문제가 되는거죠. 


특히 모바일 업계를 보면, 10년이 채 안되었잖아요. 그 동안 모바일 개발자로 성장해 오면서 후배들이 많이 생겼느냐? 라고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거든요. 지금 모바일 개발자라고 하는 분들은 저처럼, 다른 개발을 하다가 넘어 오신 분들이 대부분일테고, 우리는 모바일 현업에 맞게 이야기 해줄 선배들이 없었기도 했고요. 지금 4~5년차 개발자들도 보면, 선배들 없이 본인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배워온 사람들이 많을 거 거든요.

JH : 회사에서 열심히 구글링으로 배워가면서..

김정 님 : NEXT에 있으면서 교육의 업계, 업계에 문제들을 많이 고민을 했고, 우리가 그 사이에서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라는 문제의식이 있어요. 대학과 현업의 거리감이 좀 있다면, 그 사이에서 해결 할 수 있는 것들을 해결 해보려고 해요. 신입 개발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 모델?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싶고, 주니어/시니어 개발자들에게도 맞춰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교육/업계 양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업계에서도 취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개발자들은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거니까.. 세미나도 열고, 컨퍼런스도 열고. 마치 회사가 커뮤니티처럼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어요. 


미국에는 이런 회사가 있어요. 부스트 캠프같이 개발자 양성하는 학원 같은 느낌의 사업을 하는 건데. 이런 표현을 써요. 'Tech Learning Community', '학습을 위한 커뮤니티' 이런 표현을 써요. 안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어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다른 층에 가면 수업이 열려서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거기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팀을 만들면, 그 윗층에 올라가면 VC들이 있어서 그 사람들에게서 투자를 받고. 또 그 위층에 올라가면 투자 받은 것으로 창업을 할 수 있고. 이렇게 수직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형태가 있어요. 


JH : 코드스쿼드가 그런 회사를 롤모델로 운영을 하시는 건가요?

김정 님 : 사업적으로는 그런 측면이 있죠. 코드스쿼드도 더 성장해야 하니까요.

JH : 지금 교육생들이 1기인가요?

김정 님 : 1기라고 하기는 좀 그런데, 2017년 1월부터 쭉 했었으니까, 졸업한 친구들은 6개월 과정 다 끝나고 나간 친구들도 있고. 취업 준비를 하거나 다른 것을 하거나.

JH : 만족도가 높나요?

김정 님 : 교육과정에 만족도가 높아도, 취업이 안되면 다 소용이 없는 거라. 

JH : 그런데, 취업은 자기의 학습상태가 취업에 100%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라.

김정 님 : 여러가지 측면이 있는거죠. 사업적으로 보면 취업이 잘 되는 것이 좋은 모델인데, 단기적으로 막 교육을 해서 소화가 안되는 것을 잔뜩 넣는다고 해서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취업이 된다고 포장을 해서 몇 백명씩 교육생을 받아서 사업을 키운다. 이것도 뭔가 안 맞는 것 같고. 딜레마가 있어요. 우리가 하는 교육 방식이나, 개발자들이 일을 하는 방식이 사실 품이 많이 드는 방식 이거든요. 사실 현업에서도 하루에 열 명씩, 하루종일 해주는 경우가 별로 없잖아요.

JH : 서로 간에 코드 리뷰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김정 님 : 그 코드 리뷰도 사실은 가이드 같은. 리팩토링을 해서 뭘 개선할 것인지, 효율성을 중시할 것인지 이런 합의점을 찾는 것이 어렵잖아요. 저희가 완전히 코드리뷰 방식으로 변경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2017년 추석을 기점으로 해서 변경을 해서 한 2달 좀 넘게 진행을 한 것인데, 지금 해보니까. 이렇게 6개월 정도 진행을 하면, 신입이 6개월을 현업에서 일을 한 것보다 더 성장을 많이 할 것 같아요. 사실 현업에서 코드 리뷰를 이렇게 하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JH : 매일 코드 리뷰 하시는 거죠? 

김정 님 : 네.

JH : 몇 줄을 개발 하든, 코드 리뷰를 일방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서로 합의점을 찾으면서 토론하면서 하면 정말 많이 성장할 것 같아요. 회사에 이런 사수 별로 없지요.

김정 님 : 현업에서 하던 코드 리뷰보다 훨씬 더 빡세게 하고 있어요. 제 평생 코드 리뷰를 이렇게 받아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ㅎㅎ


JH : 재밌을 것 같아요. 저는 코드 리뷰 하는 것 좋아하거든요. 구린 것을 고쳐 나가는 것이 재미가 있는데.

iOS쪽 말고 다른 분야로 오래 공부를 하셨거나 했던 것이 있나요?

김정 님 : 제가 언어 중에 로망이 있는 것은 Object Pascal 이예요. Basic을 배우고 나서 다음에 배운 것이 Turbo Pascal 이란 건데, 문법이 저는 명료하고 좋았거든요? 기호화 되어 있는 것보다 단어화 되어 있는 것이 좋았는데, 그 Pascal의 객체지향 버전이 Object Pascal 인데. 지금은 Delphi 라는 언어에 하위 언어로만 되어 있죠. 저는 객체지향을 처음 연습할 때 사용했던 모국어 같은게 Object Pascal이예요. 저는 C++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너무 천재들이 만들어서 그런가? 재미가 없더라고요. 

JH : 제가 요새 책을 하나 보고 있는데, 그 책에서 한 사람이 C++에 대해서 욕을 그렇게 해놨더라고요. 라이브러리 중에 10%도 제대로 안돌아간다고 써 놨던데, 그런 느낌으로 싫으신건가요? 너무 재미가 없었다?

김정 님 : 코드에 생산성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명확하고 효율적인 것 대신에 생산성을 많이 떨어뜨린게 배우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좀 다를거예요. 그런데 예전에는 C++ 컴파일러를 만들기가 어렵다보니까, 여러 플랫폼에서 돌아가거나 완벽하게 돌아가는 C++컴파일러가 나온지 얼마 안되었잖아요, 사실은. 

JH : 맞아요, 그 당시에는 없어서, 컴파일러를 플랫폼에 맞춰서 다 따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김정 님 : 맞아요, 아마 80~90년대 이때는 그랬을 꺼고. 저는 96년에 C++을 배운 것이긴 한데. 지금 모던 C++은 그때의 C++과 완전 다른 느낌이니까,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은 C++ 개발자 많이 찾던데. 

JH : 맞아요, 많지요. 게임 쪽에 C++ 개발자 많고요.

김정 님 : C#, C++ 많이 찾죠. 필요한 분야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필요하면 쓰기는 하는데, 좀..

JH : 그럼, Object Pascal 가지고 만들어 보신 것 있으세요?

김정 님 : 몇 가지 있기는 있는데. 처음에 배우면서 했던 여러가지들. 방학 프로젝트로 만들었던 필기체 인식, 숫자 인식 이런 것들. 그런 것을 머신 러닝으로 만든게 아니라 노력해서 만들었어요. ㅎㅎ

JH : 어떻게 구현하신 거예요? 필기체 인식 같은 것은?

김정 님 : 약간의 패턴들의 모델을 만들어서, 시작점, 끝점, 꺾인 점 이런 것으로 패턴을 만들어서 분석하는 거 였어요. 그리고 뭐, 점심내기 사다리게임 이런 것 만들고. 

JH : 재밌네요. 학교에서 학생들도 이런 것 재미로 만들고 하면 좋을텐데.

김정 님 : 저는 전자공학 쪽이었지만, 전산학과 수업들을 다 교양으로 들었거든요? 그들은 전공인데, 저는 듣고 나면 교양이 되니까. ㅎㅎ

이론적인 과목들, 전자공학과 가면 되게 재미없는 과목 많아요. 수학관련, 네트워크 과목 이런 것들도 제가 만들어 보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어서 항상 뭔가를 배우고 나면 그것을 직접 구현해보는 재미로 학교에 다녔어요. 


JH : 아니 그럼, 학교 다니면서는 무엇을 하고 노셨어요?

김정 님 : 저는 수업시간에만 집중해서 듣고 나머진 놀자 주위예요. 수업 시간 외에는 다 놀았죠 뭐. 

JH : 와, 어떤 것을 하고 노셨어요?

김 정 님 : 잘 못 놀았죠 뭐. 하하. 뭐.. 이것 저것, 내가 만들 프로젝트 뭘 만들지 생각하고, 이러면서 맨날 놀았는데. 친구들은 좀 뭐라 하기도 했죠.

JH : 맨날 노는데 성적은 잘나와서?

김 정 님 : 하하

JH : 천재 천재

김 정 님 : 이론도 이론이지만, 뭐든 눈에 보이게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구현 된 것을 찾아 보든 직접 구현을 해 보든. 수치해석 전산학과 수업을 들으면 관련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굳이 계산기를 만들어 본다거나. 뭐 이렇게 하고 나면 머리에 잘 남더라고요. 공부하는 스타일이 항상 그랬어요. 그러지 않으면 이해가 잘 안돼. 이런 것이 나중에 NEXT에서 교수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일하는 거 공부하는 거, 이론적인 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 이런 것들이 결국 사이클로 잘 돌아가야 하는데 과거에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JH : 그럼, 최근 관심 분야는 어떤 거예요? 나, 뭐하고 놀아!

김정 님 : 최근에? 요즘엔 육아가..

JH : 아, 육아.

김 정 님 : 참, 취향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나면. 관심 분야라고 하면, 여전히 애플 관련 기술이죠. 그 것에 더 집중하고 있고,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빨리 배우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JH : 에반젤리스트 활동을 하셨던 것이랑 딱 맞아 떨어지네요.

김정 님 : 근데 되게 웃긴 것은, 애플에 그런 포지션이 있어요. 2011년에 지원했던 것이 그런 포지션인데, 그때는 준비가 좀 덜 되었던 것 같고. 그런데 그 분들이 회사 이름 걸고 활동을 못해요. 대외적으로는 애플이 뭔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면 직원들이 입장을 못 밝혀요. 회사 대 회사로 뭔가를 할 때는 이야기 해줄 수 있겠지만, 발표 같은 것도 못하고. 워낙 폐쇄적인 회사다 보니까 가끔 저한테 인터뷰 넘어와요. 회사 밖에서 이야기 해줘야 할 것들이 있으면 저에게 넘어 오기도 하는거죠.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도 초기 멤버들이 대부분은 2001~2002에는 전국 모임을 해봐야 열 댓명 정도였는데, 그 분들이 지금 다 iOS 관련된 일들을 하고 계세요. 교육을 하든 개발을 하든. 제 역할은 그런 기술적인 것들, 세미나/컨퍼런스를 열어준다거나 에반젤리스트가 하는 것들이죠. 젊은 친구들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기회를 준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개인적인 관심은, 뭐 그냥 워낙 잡식성이여서 음악, 영화 이런 것도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고요.


JH : 최근에 활동하고 계신 커뮤니티는 어떤 곳인가요?

김정 님 : 스위프트 코리아, OSXDEV, LLVM Korea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LLVM은 facebook 그룹인데, 관심 있는 내용이나 정보를 모아보자하는 생각에서 시작한거예요. 온라인 상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고 있어요. 그리고 Let'swift라고 컨퍼런스 브랜드를 하나 가지고 있고요. 작년하고 올해 두번 컨퍼런스 했어요. 스위프트 관련해서 컨퍼런스는 아마 유일할꺼에요. 3-400명 규모예요. 그런데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너무 힘들어서요.

JH : 내년에도 하실 가능성이 높겠네요?

김정 님 : 할 생각은 있는데 브랜드가 있으니,, 꾸준히, 저 말고 다른 사람들 준비위를 만들어서라도 진행은 하고 싶어요.

JH : OSXDEV에서는 활동을 오래하셨나요?

김정 님 : 운영진을 한 것은 5년 정도예요. 중간 중간 흐름이 조금 끊어지기는 했어요. 특히 2010년 전 자료가 거의 없고요.

JH : 2010년 전 자료라면 사실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OSX이라고 하면 범위가 너무 넓은데, 어떤 분야들이 있는 건가요?

김정 님 : 처음에는 딱히 그룹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고, 그런 것을 정할 만큼 사람이 많지도 않았어요. 몇 백명 규모였고. 모여도 뭐 애플에 대한 성토만 하고, 이건 왜 안되냐 이러면서요. ㅎㅎ




JH :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김정 님 : 제 인생 서적이라고 하면, 인사이트에서 나온 <CODE 코드>라는 책이 있어요. 처음에 나왔을 때, 원서로도 한번 보고 번역서로도 한번 보고 했어요. 특이한 구성이거든요? 코드라는 주제로 하드웨어랑 소프트웨어를 다 설명하고 있는데, 이렇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참 좋았었고. 학교 다닐 때부터 추천하는 책 중에 하나였어요. 재 번역 하신 분도 학교 선배님이셨어요. 되게 특이한 인연이 있는 책이죠. 요즘 책 중에는 <인포메이션> 이라는 책이 있는데, 되게 두꺼워요. 아직도 끝까지 못 읽었어요.

JH : 언제부터 읽으신거예요?

김정 님 : 올해 내내(2017년) 읽고 있는 것 같은데. 두꺼워서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힘들어서 전자책으로도 읽고 그러고 있는데, 나중에는 챕터 별로 찾아서 읽고 있어요. 인포메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상황들을 다 설명해 줘요. 인물들이나 역사적인 것 이런 것 다. 정리가 많이 되는 책이었어요.


비 전공 서적 중에 추천한다면, 아이작 아시모프 소설들. 로봇 시리즈나 파운데이션 시리즈 같은 것. 


JH : 요새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 머신 러닝 이야기라던가 4차산업 이야기라던가.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개발자들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김정 님 : 이 두 가지는 좀 다른 이야기 같은데.

JH : 그런데, 이 두가지를 묶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김정 님 :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뭉뚱그려서 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개발 분야가 더 그런데, 과학 혁명을 이야기 할때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이야기 하잖아요. 생각해 보면 머신러닝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이 아니거든요. 이미 7-80년대에 이론적인 것은 다 만들어져 있던 것이고, 지금 그 때의 모델들을 적용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응용 분야가 많은 것이죠. 


생각하는 방식을 고정시켜 버리면, 일부 개발자들이 좀 위험한 것 중에 하나가 뭔가 한 가지만 딱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머신 러닝이 지금 이슈화 되는 시점에서 중요한 것 하나, 기존에 알파고가 나오기 전까지 바둑프로그램이 프로9단을 이길 수 없는 이유가, 바둑프로그램을 짜는 개발자가 프로9단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우리가 짜는 프로그램은 결국 개발자가 이해하는 수준 안에서만 만들 수 있는 거잖아요. 머신 러닝을 마치 그 이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크기의 데이터 범위를 넘어선 것들을 자동화 시켜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거든요. 만 개든 십 만개든 인간이 물론 찾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우리가 그것을 로직으로 구하지 않고도 손쉽게 찾을 수 있어진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절대적인 진리, 상대적인 진리에 대해 역사 속에서 정반합이 항상 있었듯이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 위대했던 것이, 절대 진리가 뭔지도 모르던 시대에 그 진리를 표현할 수 있는 수식을 찾아냈고 그 수식으로 진리적인 자연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는 점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과학이라면. 현대과학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확률적으로 판단하고 넘어가거든요. 공식이 안 나오고 확률적으로 선택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있는데 프로그래밍도 그런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절차나 함수들로 정형화된 틀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만들던 시대에서, 우리가 짜놓은 틀이 아니라 확률로 답을 찾아야 하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 있는거죠. 


4차산업혁명은, 원론적으로 보거나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이나 뭐 새로운 기술들로 인해 주는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그 변화가 기술일 수도 있겠지만 기술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것도 결국 사람들은 다 예측하려고 할 것이거든요?

JH : "너무 뭉뚱그려서 인문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저는 4차산업은 결국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가장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정 님 :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유럽 사람이 쓴 책인데, 그 <센스메이킹> 책 내용을 보면 종합적인 추리 분석이라는 것을 한데요. 지금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만들어서 분석을 하려고만 한다는 거예요. 몇 개월동안 정말 근본적인 질문 같은 것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이 되는 것이지 데이터만 분석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데이터는 왜곡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절대적이라고 믿지 말라 이런 내용의 책이 있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은 너무 답을 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데이터 분석도 그렇고 머신러닝도 그렇고, 답을 내는 것이 쉬우니까 그것이 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결국에는 사람들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좋은 개발자가 뭐냐? 라고 물어보면,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를텐데. 소통을 잘해라, 클린코드를 만들어라. 실력도 실력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이나 태도,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이런 것들이 중요한 시대인 것 같거든요. 그런 소양을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아이러니 하게도. 물론 실력이 월등하면 그 것을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실력이 비슷하다면 다른 부분이 필요할 수 있잖아요. 그런 소양들이 맞는 사람들을 찾는게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JH : 그런 소양이라면, 사람 관계에 대한 것 말씀이시죠?

김정 님 : 네, 그렇죠. 사람마다 편차가 심하니까. 온라인에서도 그렇고. 







JH : 이야기가 나와서 말씀인데, 김 정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개발자는 어떤 개발자인가요? 

김정 님 : 글쎄, 역할에 따라 다를 것 같기는 한데. 좋은 개발자라는 게 너무 큰 범위네요. 

JH : 네, 좀 그렇죠

김정 님 : 지금의 제 상황에서 보면, 제가 좋은 개발자라고 물으면 저는 지금 개발을 하고 있지를 않아서 ㅎㅎ 일단 개발을 해야 할 것 같아요. 

JH : ㅎㅎ

김정 님 : 전에 언젠가 시니어 개발자, 주니어 개발자에 대한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냥 그런 것 같아요. 정말 마지노선으로 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안 끼치면 되는 거죠. 저는 인생 지론 중에 하나가 '적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는 말자.' 인데, 그 이유가 '내가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그게 살아가는 예의라고 생각하고요. 


개발자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는 직장 동료로서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제가 말씀 드린 폐를 안 끼친다는 것은 마이너스를 만들지 말자는 것인데 좀 더 긍정적으로 본다면, 더 나아가서 옆 사람을 챙겨줄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것이 정서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거기에 시니어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주니어들을 케어 해줄 수 있으면 좋겠고, 단지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도와줄 수 있고, 다음 스텝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JH :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이제 시작하는 개발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정 님 : 그냥,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너무 고민이 많잖아요. 이것을 해도 될까, 이걸 하는 것이 좋을까 저것을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런데 해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그냥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최근에 한 세미나 중에 철학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철학의 흐름, 과학의 흐름, 프로그래밍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때 한 이야기 중에 하나가 있는데, 갈릴레오를 높이 사는 이유는 그 당시에 "이성을 중시 해야해", "경험을 중시 해야해"로 왈가왈부하는 시대 속에서, 그 두가지를 다 이용해서 증명을 해 낸 사람이기 때문이예요. 당시 절대적으로 천동설을 믿고 있었는데, 갈릴레오는 경험적으로 관측을 하고 이성적, 수학적으로 증명을 해서 '과학'이 경험과 이성을 둘 다 써서 증명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알려준 것이죠. 사실 개발자들도 그런 일을 하는 것 같아요.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이성으로 생각해서 코드로 만들어 다시 경험하고 또 만들어내고 하는 거죠. 

JH : 누군가의 멘토가 많이 되어주셨는데, 본인의 멘토나 롤모델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김정 님 : 없었어요. ㅎㅎ

JH : 지금까지 한명도?

김정 님 : 네, 어릴 때 월간마소 자매지 중에 마이컴이라는 게 있었거든요. 마이컴 부록 중에 브로마이드를 줬는데, 잡스 브로마이드를 준적이 있었어요. 그 것을 방에 붙여놨던 적이 있었어요. 그게 상징적이었어요. 

JH : 고등학교 때였나요?

김정 님 : 중학교 때였어요. 

JH : 그 때부터 잡스 브로마이드를 보며 동경하셨군요.

김정 님 : 2000년대 초반부터 WWDC가 있기는 했지만, 2010년에 처음 WWDC에 갔거든요. 사실 잡스를 보러 간 거였어요. 2011년에 갔을 때는 얼굴이 정말 안 좋았어요. 제가 망원렌즈로 직접 사진도 찍고 그랬죠.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며)

JH : 김정 님께는 애플이라는 회사가 참 의미가 있네요. 마치, 저 어릴 때 한빛 소프트 같은 느낌이예요. 

김정 님 : 애플이라는 회사가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애플도 그렇지만 특히 NeXT라는 회사가 이런 느낌이예요. 어릴 적 친구가 갑자기 락스타가 된 느낌. 그래서 누구나 다 알아. 

JH : 나한테만 영웅이었는데?

김정 님 : 네, 그런 느낌이 된거죠. 잡스가 애플에 있다가 NeXT라는 회사를 만들었다가 다시 애플로 돌아갔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애플 입사를 생각하다가 NEXT라는 학교에 들어갔고, 그리고 나서 그 다음을 여기서 하고 있는 거니까. 

JH : 뭔가 평행이론처럼 비슷한 느낌이네요.

김정 님 : 네, 잡스가 NeXT를 창업했던 것이랑은 좀 다르지만. 애플이 NeXT가 되었다 이런 느낌인데, 제가 갔던 곳이 이름이 NEXT이기도 하고. 

JH : 멘토가 없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김정 님 : 되게 힘들었죠. 뭐가 정답인지 모르니까 다 해보는 수 밖에 없잖아요. 교육을 하다 보니까, 뭔가를 할 때 이게 옳은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하잖아요. "후배들은 나랑 똑같은 실수를 안했으면 좋겠어." 혹은 "나랑 같은 삶을 안 살았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교육을 하다보니까 똑같이 하는게 좋은 것인지 쟤가 넘어질 것을 알더라도 넘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다음에 교훈을 줘야 하는 건지 이런 것에 대한 딜레마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답을 알려주는게 멘토가 아니라, 어떻게 실패하는지 실패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다음에는 뭘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멘토라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어요. 롤모델이 있어서 따라할 수 있으면 쉽겠지만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여러 사람들의 지식을 받아들여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제 역할이 지금 그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커뮤니티에서 역할도 비슷하고요. 다행히 NEXT 제자들이 그 마음을 받아들여 줬고요.




JH : 그럼,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죽기전에 이런 건 꼭 하고 싶다 이런.

김정 님 : 너무 거창한데. 소박하게 1차적인 목표는 코드스쿼드를 좀 더 사업적으로 안정화 시키는 것이 목표고, 규모를 좀 더 키우는게 2차 목표예요. 지금 1년 정도 되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50점 이상은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아직은 코드스쿼드에서 할 것이 많기 때문에.. 개인이 성장하려면, 회사가 성장하려면 이런 것에 대해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요. 우리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고요. 그러면 돈도 좀 따라오지 않을까.

JH : 항상 생각이 굳건하고 원하는 목표가 명확하게 있었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 있어도 비슷한 방향으로 가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 님 :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JH : 인터뷰를 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김정 님 : 어렵네요. 인생을 이렇게 돌아본다는 것이. 생각해 보면 사회 생활한지 벌써 20년이네요.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지만 어찌 보면 또 긴 시간이 되었네요. 언젠가 20년 동안 저를 봐 온 후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멘토나 롤모델, 이런 것이 없었는데, 후배들이 뭔가를 하려고 했을 때 '어? 형이 이런 것을 하고 있네?' 하고 또 그것을 보고 해보려고 하고, 또 거기까지 가니까 형은 또 다른 걸 하고 있더라."는 거예요. 멘토는 아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적어도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사는 게 정답이야.' 이런게 아니라 '이렇게 살수도 있어.',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휘황찬란 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성장했던 것 같거든요. 일확천금을 버는 운은 없었지만 ㅎㅎ

JH : 버셨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좋은 일에 많이 쓰셨을 것 같아요. ㅎㅎ

김정 님 : 20년을 쭉 이야기 하다 보니까, 한 순간 순간이 힘든 때도 많았고, 앞으로도 또 그렇게 살 것 같고 그러네요. 어릴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고. 적어도 READ ONLY 상태가 아니라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뭔가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 개발자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노력하고 있고 계속 할 꺼예요.

JH :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마다 다른 각자의 사정들에 다정하게 관심을 갖고 어떻게든 같이 해결하려고 하시는 김정 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으며 고민한 흔적을 조금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