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지앤선

- 글 김지



2018년 12월호부터 [월간지앤선]의 편집자로 활동하게 된 박미정님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 현재 베트남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 열심히 개발 중인 박미정님과 인터뷰를 통해 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번 인터뷰는 두 번으로 나누어서 진행이 된다. 

첫 번째 인터뷰에 대한 영상과 글은 유튜브 지앤선 채널(클릭!) 월간 지앤선 블로그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발 공부 외에 어떤 공부를 하나요?
시사IN 이라는 주간지를 꾸준히 보려고 한다. 개발과 관련된 내용만 공부하다가 어느날 문득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동료 개발자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너무 몰라' 라고 말했더니 시사IN을 추천해줬다. 서비스를 만들기 좋아하는 개발자라고 소개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는건 모순같다고 생각했다. 의식적으로 꾸준히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지금은 어떤 꿈을 갖고 있나요?
먼 미래의 꿈이라면 사실 딱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 없다. 그저 지금 나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꿈이 있다. 나는 개발자일까? 서비스(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일까? 그 사이에서 많이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아마, 큰회사와 스타트업을 오가면서 환경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생각이 정리되고 있는 것 같다. 자기소개에서 언급한 것 처럼, 개발을 도구로 삼아서 서비스(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만난적이 있나요?

예전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을 통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 역할을 한 적이 있다. 기간을 정해두고, 그 친구들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대구소프트웨어고등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진행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 있다.



그 학생들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나요?

사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취업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예를 들면, N 회사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지원할 수 있나요? K 회사는 코딩 인터뷰를 보나요? 연봉은 얼마나 주나요? 등.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관련된 질문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후 취업에만 몰두했던 내 과거가 생각나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쉬운 질문이 있는 반면에, '이런 질문까지 하네?' 라고 놀라움을 준 친구들도 물론 있었다. 본인이 구현한 알고리즘을 개선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조금 더 책임감이 강요되는 환경에 가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스타트업에 문을 두드려야 하는지 등의 질문은 부족했던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했었다.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요?

내가 졸업하기 전에 생각하고 행동했었으면 하는 것들을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What)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내가 어떻게(How - 혹은 Why) 만들었는지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매사에 '어떻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내고야 마는 개발자와 결과가 나온 것 자체에 만족하는 개발자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서야 내가 선택한 기술에 대한 이유,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결과의 과정을 의식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조금 더 일찍 이렇게 사고하는 습관을 들였다면 더 좋은 개발자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함께 일하는 후배 개발자들은 어떻게 이끌어 주나요?

아직 후배 개발자들을 이끌어 준 경험이 많지는 않다. (여전히 이끌림을 당하는(?) 입장인 것 같다.) 다만, 예전 한 스타트업의 개발팀을 이끌던 시절 그저 개발에 대한 열정으로 뒤늦게 개발 공부를 시작하고 개발자가 된 동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많은 질문이 나에게 돌아왔다. 그 때 마다 바로 답을 주기 보다는 하나의 질문에서 더 구체적인 질문으로 갈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었다. 위의 질문에 대한 답과 유사하게 What 보다는 Why, How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



개발자에게 일하기 좋은 회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좋은 동료가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좋은 개발자 동료 뿐만 아니라 함께 서비스(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모든 동료들을 포함한다. 하나의 서비스(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합리적이고 모두가 서비스(프로덕트)의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움직인다면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획자와 개발자는 흔히 이야기하는 다투어야만 하는 사이가 아니고 기획과 개발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하면 메울 수 있는지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겠다. 당연하게도 좋은 개발자 동료는 내가 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자극과 열정을 심어줄 것이다.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항상 '왜?'와 '어떻게?'를 사고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발자는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왜?'와 '어떻게?'의 사고가 빠진다면 알맹이 없는 개발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최종 서비스(프로덕트)를 생각하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맡은 기능을 다 개발했으니까 다른건 나몰라라 하기 보다는, 내가 개발한 기능이 최종 서비스(프로덕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은 개선할 점은 없을지 등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만든 코드 몇 줄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