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지앤선

여름이라고 하기엔 다소 시원하게 느껴졌던 7월의 어느 날, 햇살 좋은 오후에 전미정님을 광화문에 위치한 제주문에서 만났습니다. 빵이나 쿠키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길 좋아하는 전미정님은 그날도 저를 위해 쿠키를 한가득 만들어오셨습니다. 쿠키만큼이나 고소하고 달콤한 이야기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안녕하세요 모바일 개발자 전미정입니다.’라고 저를 소개했어요. 그런데 어느덧 개발을 시작한 지 4년이 됐는데, 계속 분야가 바뀌어서 자기 소개를 해야 할 때마다 조금 고민이 돼요.. 그래서 '어떤 개발자'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그냥 ‘전미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안녕하세요, 자유롭고 즐겁게 살고 있는 사람, 전미정입니다.

 

2. 현재 하고 있는 일과 회사를 조금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지금도 엄청 다양한 일을 조금씩 하고 있어서  정의하기가 힘들어요특정 분야를 말하면 그 분야에서 오래 하고 노력하고 있는 다른 개발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저 스스로를 어떤 틀로 고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하고 싶은 것을 그때그때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제일 좋을 듯합니다. 다니는 회사는 없고요. 월요일엔 iOS 개발, 화요일엔 빵 굽기, 수요일엔 인공지능 공부, 목요일은 안드로이드 개발, 금요일엔 고양이랑 산책하기... 요일마다 할 일을 딱 정해 놓은 건 아니지만 대충 이런 식이랍니다. 어떨 땐 하루 종일 아주 많은 걸 하고 그 후 며칠 동안 소중한 사람들 만나서 웃고 놀며 마냥 쉴 때도 있어요. 그때그때 컨디션과 날씨에 맞춰 개발과 생활을 조율해 가고 있답니다.

 

3. 제가 인터뷰 전에 미정님에 대해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케라스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한국 케라스 사용자 모임의 운영진입니다기술적인 영역을 담당하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케라스를 모바일에 심어보고 싶어서 데모를 만들어 발표를 한적은 있습니다케라스를 사람들이 쉽게   있도록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다른 운영진인 김태영님이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하시면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전국 콘서트도 하고 있고요주로 케라스를 널리 알리는 관련 문서를 한글화하여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4. 다른 많은 것들 중에 왜 케라스를 선택하셨나요?

처음에는 텐서플로우를 공부해보려고 했었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케라스의 경우 김태영님의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쉽게 잘 설명해주셔서인지 나도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제가 공부하기에 케라스가 제일 쉽더라고요.

 

5. 나노과학을 전공했는데, 그 분야를 전공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시절, 진학을 위해 전공을 선택해야 할 때 당시 물리/화학/생물/수학 과목이 모두 재미있다가 생각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과를 정하기 싫었어요나노과학이 모든 것들을 융합하여 공부할  있는 과라고 해서 선택했습니다지금도 그런 성향이 남아 있는 듯하네요모바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모두 재미있어서 융합해서 공부/개발하는 걸 좋아하고 여러 가지 익히는걸 힘들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멋진 연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그냥 즐겁게 공부하면서 개발하고, 공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6. 개발자가 된 계기는 패캠의 인터뷰를 통해 들었으나, 왜 그냥 취미가 아니고 업으로 삼으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인터뷰는 구글에서 전미정 개발자 패캠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때 당시는 무직 상태였어요취업을 한다면 내가 진짜 하고 싶고 필요한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죠그때가 30대였는데 주위 친구들이 과장정도 진급하고 착하고 있었어요마음이 조급해질수도 있는 시기였죠그렇지만  한번 내가 해보고 싶었던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하겠어? 그런 생각이었죠. 그때 제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긴 여행을 다녀온 뒤라 iOS 여행 앱 개발이었어요. 그래서 ‘일단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패스트캠퍼스의 수업을 듣게 되었죠. 사실 처음부터 업으로 삼을 생각은 아니었고, 3개월 해보고 안되면 좋은 경험으로 남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iOS 개발이 너무 재밌고 개발 분야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지금까지 계속하게 되었어요.

 

전미정님과 인터뷰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을 취합했으며, 그중 몇 개의 질문을 선정하였습니다.

7. iOS 개발자면서 케라스를 하고 계시는데, 케라스라면 안드로이드 쪽이 더 개발하기 편하시지 않으신가요? iOS 개발자로서 안드로이드와의 사이에서 고민과 그 해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 이재석 님

사실 우리나라에는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개발자가 훨씬 많은데제가 iOS 쓰다보니 고민 없이 케라스에서도 iOS 선택했어요케라스가 구글 AI 개발자(프랑소와 숄레)가 만든 거라 안드로이드와 더 잘 어울릴 수도 있지만 iOS를 선택하는데 전혀 고민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실 iOS 사용자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더 많아서 케라스 모델을 안드로이드에서 구현하여 보여주면 사람들이   받아들일거라고 느껴져 현재 안드로이드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를 완전히 구분짓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8. 데이터와 애저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 정윤진 님

데이터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케라스를 하면서부터입니다.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괜찮은 데이터셋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도 찾아보게 되었고요.

애저는 사실 어떻게 읽는지도(Azure 아주레?), 무엇인지도 잘 몰라서  관심이 없었는데 MS MVP 되면서 뒤늦게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직접 사용해보니 꽤 편리하고 멋진 기능이 많더라고요. 담겨있는 가치관과 기술도 뛰어나서 이젠 주변에 추천도 하고 자랑도 하고 다닌답니다. 더 널리 알려져서 사용자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9. MS MVP는 어떻게 되었나요?

개발자가 아니어서 MS MVP가 뭔지 잘 몰랐어요. 부산에서 우연히 만나 뵌 주민규 MVP님을 통해 MS MVP 프로그램을 처음 알게 되었죠. 2017년 겨울에 주민규 님이 부산 밋업에 초대해주셔서 머신러닝 발표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 AI MVP로 적극 추천해 주셨어요.  AI  강연을  것들케라스에서 활동한 것들이 쌓여서 가능했던  같아요. MVP가 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특정 기술을 사용한다기 보다는사용한다기보다는,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면 MS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기회를 주신 주민규 MVP님 정말 감사드려요!

 

10. 30대부터 개발을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처음 공부했던 방법이 궁금해요! 아울러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는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 하현주 님

패스트캠퍼스의 수업 외로 말씀드리자면, 주변에 개발자가 한 명도 없었고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몰라서 무조건 학원에서 공부했어요. 같은 팀원들과 막차 시간까지 공부하고 새벽 2~3시까지 공부하고 모르는 건 선생님께 물어봤습니다. 무식한 방법이지만 정말 두 달 동안 무조건 찾아보고 읽었어요. 용어를 익히느라 엄청 힘들었죠.

구글에 창을 20개쯤 띄워놓고 알고자 하는 것을 찾아보고, 찾아본 것 중에서 또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또 그 찾은 것 중에서 모르는 용어를 찾아보고... 이런 식으로 사이클을 돌면서 찾아보면 내 거가 되어 있더라고요. 가급적 영문자료로 찾고 번역기와 사전의 도움을 받았고, 여전히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다가 재미가 없어지면 그냥 안 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

 

11. 요즘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딥러닝 쪽에 관심이 있어요사람의 얼굴 표정, 사진 안의 물체 또는 인식 음성을 인식하는 모델을 모바일에 접목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아침에 기분좋게 웃으면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웃는 셀카를 찍어야 알람이 꺼지는 앱을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12. 기억에 남는 책이 있나요?

개발책은 거의 읽은 책이 없습니다. 책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봉사활동도 하는데 개발 책은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잘 안 읽힌다고 해야 하나?

지영: 출판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너무 무슨 의미인지 알겠네요.

 

13.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롤모델을 만들고 싶어서 생각해봤는데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김지영 실장님은 롤모델이 있으세요?

지영 : 저는 굉장히 많은 롤모델이 있습니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아버지를 들 수 있고요. 최근에 건강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어 그런 쪽으로는 이효리씨를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출판업 쪽으로도 롤모델이 한 분 있었는데, 그분이 굉장히 비인간적이란 사실을 알고 실망하기도 했어요. 살아가면서 제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롤모델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14. 개발자로서의 목표랄까 개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요? - 김세준 님

전혀 없습니다. 너무 목적 없이 사는 사람 같아 보일까요?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데 저는 어려서부터 그런 게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목표나 계획? 흠... 제 이름이 ‘미정’이다 보니 뭔가 항상 ‘미정’인 것 같아요. 하하하

나노가 아닌 개발 분야에서 활동할거라고 전에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특히, macOS와 iOS만 사용하던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쪽 기술을 쓰고 MVP가 될 줄은 전혀 몰랐고요. 무언가를 계획하고 한다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재미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한 거 같아요. 지금 내가 옳다고 믿는 걸 그냥 할 뿐이에요.

 

15. 대한민국 개발자로서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김세준 님

저도 오래 활동한 개발자가 아니라서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제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호기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계속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오픈마인드도 중요한  같아요.

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또 뜨고 있는 것은 뜨는 이유가 있으니 그런 걸 관심 갖고 보고 받아들이며 다른 개발자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세도 중요한 거 같아요.

물론 자기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을 많이 접하면서 기존에 내가 익히고 알고 있던 것과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서 필요한 부분을 공부하고, 원래 가지고 있던 기술과 융합해 지금까지 없던 것을 만들어 보면 의미 있고, 재미있게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6.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세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계획이 딱히 없어요. 빵을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이 나누어 먹고 싶다 정도? 예전에 만들었던 블링크 앱이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안드로이드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걸 공부하면서 만들고 있는데 1년이 넘도록 출시를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걸 시간을 딱 정해놓고 만들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받으며 하는  싫어서 천천히 만들어가고 있는데 부디 제가 올해 안에는 출시할  있길 바랍니다

 

17.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만 해주세요.

저는 운이 좋았던 케이스이지만, 나한테 주어진 것들을 정말 최선을 다해서 했기 때문에 좋은 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하철로 이동하면서도 항상 애플 문서를 읽었고,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에서도 양해를 구하고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수업내용과 스터디, 내가 공부했던 모든 것들을 글로 남겼습니다. 손글씨로 쓴 종이자료는 스캔해서 올리고 부족한 내용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있도록 github과 블로그에 공유했어요. 그리고 개발 관련 행사가 있으면 발표를 신청하기도 했는데(처음 몇 번은 술김에 신청하고 후회했었죠), 정말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발표를 했었어요. 엄청 부끄럽고 주눅이 들었는데 그래도 유익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의 말에 용기가 생겨서 또 발표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있었고사람들 사이에서 이름도 알려졌던  같아요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했고 경험이 적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많이 공부했습니다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그걸 이해할 때까지 계속 보고공부하고 정리하다보니 남에게도 설명할  있게 되더군요알고 있던 것도 글로 쓰려니 어렵긴 했어요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곤한 일이지만 그걸 해야지만 완전히  것이 되는 것 같아요나중에 스스로 까먹었을 때 찾아보기도 좋았고요생각이 정리되니 다른 사람에게 설명도   있고 발표도   있게 되었습니다그런 것들이 조금씩 쌓여서 지금의 제 되었죠. 

다른 사람이 몇 십년 했던 분야에 뒤늦게 뛰어들어 잘 한다는 건 절대 쉽지 않죠. 자신이 잘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모르는 걸 물어서 배우고, 감사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주변의 훌륭한 개발 선배님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저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쳤답니다.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께도 즐거운 에너지가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고 많은 개발자 중 저를 인터뷰이로 선택해주신 지앤선 출판사 김지영 실장님, 시간을 내어 소중한 질문을 남겨주신 분들 그리고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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