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지앤선

글 박미정 월간지앤선 편집장

 

현재 SendBird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계시는 나윤환 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환님과는 네이버 랩스를 계기로 인연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엔지니어링에 대한 열정과 그 열정만큼 성실함이 오랜시간 기억에 남아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다. 풋풋하지만 뜨거운 열정이 함께 묻어나는 윤환 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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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의 내면과 외면을 중요시하는 개발자. SendBird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나윤환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SendBird는 어떤 회사인가요?

SendBird는 기업용 채팅 SDK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에요, 주 대상 고객은 일반 소비자들이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이름이 다소 생소할 수 있어요. 우리의 SendBird 채팅 SDK를 이용하면 모바일, 게임, 웹 등 다양한 서비스에 엔터프라이즈급 채팅 프로그램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어요. 어떤 서비스에 채팅을 정교하게 구현하려면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지만, 우리의 SDK를 이용해 수준 높은 채팅을 빠르게 탑재하고 그 시간 동안 서비스의 메인 기능에 집중할 수 있게 되죠. YC(Y Combinator)를 거쳐서 테크스타즈, 그리고 최근에는 타이거 글로벌까지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크게 투자받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SendBird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SendBird에서는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서 SendBird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웹 플랫폼의 클라이언트 사이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6호에 글을 기고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 주셨나요?

대학교 졸업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기고했어요.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Markdown과 Latex를 이용한 테크 블로그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데모 영상이 페이스북 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받았는데, 이 서비스를 만든 계기와 어떻게 만들었는 지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을 담았어요.

 

'컴퓨터 공학'과 '디자인 공학'을 같이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오랜 고민 끝에 제가 정의한 좋은 소프트웨어란 최적화된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자 입장, 그리고 다양한 기기의 특성까지 고려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에서 배운 컴퓨터 공학 지식만으로 전자의 조건인 최적화 된 성능이나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후자인 UI/UX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지식을 수학하기란 쉽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 더 사용자 입장에서 소프트웨어를 바라보고 설계하는 영역을 배워보고자 디자인 공학까지 같이 전공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인 경험 중, '컴퓨터 공학'과 '디자인 공학'을 함께 전공해서 얻은 특별한 결과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 개인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주고 계신 ‘셔틀콕’이 그 결과라고 생각해요. 여러 개의 시간표를 1초 단위로 계속 갱신하기 때문에 브라우저에 과부하가 걸려 느려지기 쉬운 구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관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앱을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들도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했어요. 각 버스 노선별 컬러는 컬러만 보고도 정류장을 알 수 있도록 지하철 노선도 색상을 참조했고, 컬러의 그라데이션을 적용해 컬러만 보고도 이 버스가 어느 정류장에서 시작해, 어느 정류장으로 도착하는 버스인지 한눈에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셔틀콕이라는 대학교 셔틀버스 알리미를 개발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듣고 싶어요!

우리 학교는 지하철역과 학교 간의 거리가 매우 멀어서 역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셔틀버스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였어요. 10분에 한 대씩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매일 운영하기에 교내에서는 거의 시내버스 급으로 이용자 수가 많아요. 하지만 제가 입학했을 때, 셔틀버스 시간표가 디지털화 되어 있지 않아서 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핸드폰으로 찍어 두고 다녔는데요. 하루에 100대가 넘게 운영되는 셔틀버스의 시간표를 보면서 알맞은 정류장과 현재 시각을 대조해가며 앞으로 올 버스의 예상 도착 시간을 계산하는 것은 매우 불편했어요.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때, 다양한 지식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만들어 봤어요. 처음에는 모든 학교 학생들이 쓸 것이라고 생각 못 하고, 친한 친구들에게만 알려줘서 사용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이용자 수가 늘어나, 학교의 거의 모든 사람이 애용하는 서비스가 되었어요.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니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생겼고, 학년이 거듭해서 새롭게 터득한 내용을 셔틀콕에 녹여냈어요. 어떻게 보면 저와 함께 성장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더욱 애정을 갖는 서비스입니다.

 

졸업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다양한 경험을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경험들 몇 가지를 소개해줄 수 있나요?

많은 분이 졸업한 줄 알고 계시지만,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계속 2년째 휴학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군 휴학까지 합하면 적어도 총 4~5년 정도를 휴학하게 될 것 같아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라면, 주저 없이 ‘NAVER CAMPUS HACKDAY’와 함께 ‘NAVER LABS 인턴’을 손꼽고 싶어요. 대학교 저학년일 때 크고 작은 여러 개의 해커톤에 참가했었지만, 그때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미숙했던지라 제가 생각하는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학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난 뒤, 내가 얼만큼 성장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 ‘NAVER CAMPUS HACKDAY’에 참여했어요. 1박 2일이라는 시간 동안 멘토님 지도하에 서비스를 기획하고, 빠르게 프로토타이핑해 나갔고, 좋은 결과물로 이어져 ‘NAVER LABS’의 인턴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NAVER LABS’에서 실제 현업 개발자분들과 밀접하게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인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 당당하게 의견을 낼 수 있었던 부분들이 저를 한층 더 성장시켜줬던 경험이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요?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HCI(Human-Computer-Interaction)이에요.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이제 단순히 컴퓨터를 넘어서 다양한 IoT 기기나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 정말 많은 곳에 탑재되고 있어요. 제 생각으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에 대해서 소프트웨어 UI/UX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다양한 회사의 디자인 랭귀지가 접목되면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지만, 그에 반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IoT, 그리고 스마트 TV 같은 기기에서는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서 단순히 웹 브라우저에서의 소프트웨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에서 유저와 맞닿는 부분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로서 거듭나고 싶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윤환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읽어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실험하고, 직접 만들어보면서 터득한 지식이 많았어요. 소프트웨어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똑같았는데요,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독하여 최신 기술 트렌드를 여러 채널을 통해서 캐치하고, 그 기술이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공식 문서나 유튜브를 통해서 확인해요. 그 다음에는 크고 작은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기존에 만들었던 프로젝트를 리팩토링해가면서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배우는 편이에요. 확실하게 어떠한 기술을 사용해서 기존에 있었던 문제를 해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왜 이러한 기술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술 서적 몇 개를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부끄럽지만, 평소에 책보다는 웹 블로그나 공식 문서를 보고 공부해왔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책보다는 블로그가 더 적합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Velopert’님의 블로그와 ‘Zerocho’님의 블로그가 처음 프론트엔드 개발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윤환님의 롤모델은 누구일까요?

저에게 롤모델은 손에 꼽자면 두 분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이규혁’ 선배님입니다. 이규혁 선배님은 뉴스 기사로 처음 접했는데요, 이규혁 선배님께서 고등학생 때 ‘규혁롬’을 만들어 배포해 크게 이슈가 되었어요. 고등학생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도 그 기사를 읽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성장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아마 선배님 기사를 읽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 개발자라는 꿈을 접었을지도 몰라요. 대학교에 입학해서, 이규혁 선배님과 실제로 연이 닿아 계속해서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요.

두 번째는 ‘이진하’님 입니다. ‘이진하’님의 이야기를 우연히 ’TED’를 통해서 듣게 되었는데요. 하셨던 말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도입부에 ‘사람과 컴퓨터 간의 거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사람과 컴퓨터 간의 거리는 키보드와 터미널이 나옴으로써 한 층 좁혀지고, 마우스와 GUI를 통해 한층 더 좁혀지고, 이젠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한 장의 유리 벽 만큼의 거리만 존재할 뿐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 말을 듣고 HCI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강연을 듣고 싶은 분입니다. 얼마 전에 세미나가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책을 집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주제로 집필해보고 싶으신가요?

제가 더 훌륭한 엔지니어로 성장해 책을 집필하게 된다면, 어떻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과 역경이 있었는지, 제 이야기에 대해서 풀어나가 보고 싶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개발자라는 꿈을 갖게 되고, 능동적인 삶과 수동적인 삶을 살았을 때 나의 모습, 남들과 조금 달랐던 대학 입시 준비, 그리고 그렇게 꿈을 이뤘을 때 성취감 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아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발을 딛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과 영감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이 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